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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 창업칼럼] 한국 프랜차이즈, 순수익 30%의 덫에 걸리다
사진설명<사진 = 박종현 성공창업 전략연구소 소장>
국내 프랜차이즈의 효시는 ‘림스치킨’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지난해 발표한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현황’을 보면 ‘림스치킨’은 1977년 7월 가맹사업을 시작해 39년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 프랜차이즈가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하면, 올해로 40년 째다. 한국의 프랜차이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전해진다. 여러 가지 유사한 부분이 많고 현재도 서로가 서로를 벤치마킹 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아직도 우리는 일본 프랜차이즈를 겉핥기 식으로만 따라하기에 급급하고 그들이 가진 좋은 점을 좀체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한 언론사의 탐사보도를 통해 더욱 명확해 졌다.
최근 한 언론사에서 '도쿄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다녀온 후 그 곳에 참가한 일본 프랜차이즈 기업의 가맹정보를 공개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내세우는 수익모델 위주의 기사였는데, 한국과는 다른 일본 프랜차이즈의 특징이 여실히 드러났다.
일단 공개한 개업초기비용부터 한국과는 다른 양상이다. ‘무자본’, ‘소자본’을 훈장처럼 여기며 그것을 부각하며 광고를 하는 한국 프랜차이즈에 비해 일본 프랜차이즈는 일단 개업 초기비용부터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든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프랜차이즈는 튀김덮밥 체인인 ‘덴야’였다. 그들이 공개한 가맹개설비용은 가맹비 300만 엔, 가맹보증금 100만 엔, 점포디자인료 200만 엔, 35일간 2인 교육연수비 70만 엔 등이다. 여기에 매달 가맹수수료(로열티)로 매출의 5%를 내야 하고, 본사의 상품발주 및 계산 시스템 이용료로도 3.5만 엔을 내야 한다. 계약기간은 5년인데 계약갱신비가 100만 엔이 붙는다.
초기 개설비용이 많이 드는 곳은 한국 프랜차이즈 중에도 많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덴야’의 예상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순이익)이다. 매출이 650만 엔인 경우 경비를 모두 뺀 세전 영업이익은 매출의 10%인 656만 원으로 기재돼 있다. 매출의 10%를 당당하게 아무 거리낌없이 박람회에서 공개를 한다는 것은, 이미 그것만으로 한국과 일본 프랜차이즈의 수준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보통 한국의 프랜차이즈들이 예비창업자들에게 제시하는 순수익은 평균 매출대비 30%다. 예전에도 그래왔고, 현재도 30% 언저리에서 예비 창업자들을 구슬리고 있다. 하지만 그 30% 안에서 빠질 돈이 있다는 것은 절대 말 해주지 않는다. 세금이 빠져나가야 하고, 카드 수수료 등이 매월 빠져나가야 하는 부분을 철저히 숨기며 매출 대비 30% 순수익 영업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 예비 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제시하는 순수익에 동의를 하며 장사를 시작하지만 실상 손에 남겨지는 것이 30%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그리고 이는 프랜차이즈의 불신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 불신은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를 갉아먹는 불개미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한국의 예비창업자들에게 현실적인 순수익을 제시하기란 무리가 따른다. 30% 순수익이 머리에 깊게 각인된 상태에서 10%대의 순수익을 들이밀면 그 누구라도 그 프랜차이즈 업체와는 계약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제부터라도 노력을 경주하자는 이야기다. 순수익의 거품을 걷어내고 현실적인 순수익 방안을 제시해 점차 28%로, 24%대로 진입해 그들이 추후에 받을 상실감과 괴리감을 줄여줘야 한다. 부실 창업을 시킨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한국 프랜차이즈 업게 내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한국 프랜차이즈를 지배하고 있는 ‘4.3.3’의 법칙을 깨는 이가 그 누구일까. 식자재 40%, 인건비 30%, 순수익 30%의 이상한 프랜차이즈 경제논리를 박제 시켜놓은 선대 프랜차이즈 관계자들은 반성해야 한다. 그들의 반성을 토대로 한국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기틀을 만들 깨어있는 자들이 조속히 나오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매경창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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